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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11-26 20:18
대학원 석박사 공급 과잉
 글쓴이 : 투쟁본부
조회 : 789  
매도 먼저 맞는 것이 낫다
2013년 11월 25일 (월) 14:27:48 조경동 용인대 명예교수·경영학 editor@kyosu.net

 

   
  조경동 용인대 명예교수·경영학  
 

최근 대학사회는 겉으로는 조용하지만 안으로는 몹시 뒤숭숭하다고 한다. 이유인즉 얼마 전 발표된 대학 구조조정 때문이라고 한다. 교육부 정책연구팀이 발표한 2015년 대학 구조조정 계획을 보면, “모든 대학을 절대평가 방식으로 평가해 5개 등급으로 나누고 최상위권 대학을 제외한 나머지 4개 등급에 속한 대학에 대해서는 차등해 강제로 정원을 줄여나가는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한국은 세계에 유례가 없을 정도로 단기간에 대학과 대학생이 급증했다. 특히 96년 ‘대학설립 준칙주의’가 도입돼 대학 설립요건의 완화와 대학정원 자율화 정책은 대학의 양적 성장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97년 이후부터 2013년까지 70여개의 대학이 신설됐고, 고교 졸업생의 80%가 대학에 진학하는 등 세계에서 가장 대학 진학률이 높은 국가가 됐다. 이 같은 대학의 양적 성장은 고등교육 기회를 확대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으나, 대학의 질적 수준의 저하와 노동시장의 왜곡을 가져와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이 안 되는 등 사회적 비용이 너무 크다.

대학 구조조정은 이미 오래 전부터 제기된 문제로 이제 새삼스럽게 법석을 떠는 것은 마침내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그동안 정부와 대학 모두 대학 구조조정의 필요성은 알고 있으면서도 손에 피를 묻히기 싫어 차일피일 미뤘던 중환자였다. 2018년을 기점으로 대학 입학정원과 고교 졸업생의 역전현상이 나타나고, 2023년에는 고교 졸업생이 40만명 이하로 줄어들게 돼 현재 대학정원 56만명이 유지되면 상당수 대학은 정원을 채울 수 없게 된다. 대학 구조조정은 시장에 맡겨놓으면 좋겠지만 교육은 시장논리로만 해결할 수 없는 국가적으로 사회적으로 중대한 문제다. 만시지탄이지만 대학 구조조정은 이제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그런데 문제는 또 있다. 대학원도 심각한 환자가 돼 가고 있다. 2013년 현재 대학원 1천200개, 대학원생 수 33만명에 이르고 있으며, 매년 박사과정 2만5천여명, 석사과정 10만5천여명의 신입생이 대학원에 입학하고 있다. 이러한 양적 성장은 선진국과 비교해 볼 때, 인구 1천명 당 대학원 학생 수는 한국 6.1명(2002), 미국 3.9명(1999), 영국 3.4명(2001), 프랑스 3.7명(2001), 일본 1.7명(2001)으로 한국의 석·박사 인력 배출은 사회적 수요에 비해 지나치게 높음을 알 수 있다. 박사과정의 경우, 미국(2009)은 총 2천189개의 4년제 일반대학 중 12.3%인 270개 대학이 박사과정을 운영하면서 연간 6만여명을 배출하고 있는 반면, 한국(2013)은 186개 일반대학 가운데 89.8%인 167개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운영하면서 연간 1만2천여명의 박사를 배출하고 있다.

물론 산업사회가 고도화돼 가면서 대학원을 수료한 고급인력이 더 많이 소요되는 현상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러나 단기간에 대학원의 급격한 팽창은 필연적으로 질적인 수준의 저하를 포함한 많은 문제점을 가져와 또 하나의 부메랑이 되고 있다. 한국의 대학원은 그동안 양적으로 빠르게 성장해오는 가운데 대학원 스스로 특성화하지 못했으며 대학 재정문제와 연결돼 정원을 채우는 데 급급해 입학과 졸업 기준도 쉽게 했으며 일부 대학원의 경우 학위운영 과정에 불합리한 관행이 존재해 석·박사 학위에 대한 사회적 신뢰 상실과 편견을 가져와 학위취득 후 진로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

이참에 대학원도 구조조정하는 것이 어떨까. 혹자는 불난 데 부채질 하느냐, 지금 대학이 얼마나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는데 대학을 도와주기는커녕 오히려 더 힘들게 한다고 힐난할 수도 있지만 대학원 문제는 조만간 다가올 또 하나의 뇌관으로 피할 수 없는 당면과제다. 어차피 겪어야 할 것이라면 대학원도 함께 구조조정과 개선방안을 추진하는 것이 한국의 대학과 대학원 발전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매도 먼저 맞는 것이 낫다고 하지 않나.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조경동 용인대 명예교수·경영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