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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교수
 
작성일 : 13-11-16 21:29
강사에 적정임금 못 주는 대학은 ‘부실의 표본’임재홍 | 전국교수노조 부위원장·방송대 교수
 글쓴이 : 투쟁본부
조회 : 868  
[기고]강사에 적정임금 못 주는 대학은 ‘부실의 표본’
임재홍 | 전국교수노조 부위원장·방송대 교수


비정규직 교수(이하 강사) 문제가 더 복잡해지고 있다. 강사들의 처우가 개선되기는커녕 대학 강사들은 심리적 불안상태에 놓여 있다. 대학들이 1년 유예된 현 강사법(고등교육법 중 강사의 법적 지위를 규정한 조항들) 시행에 대비해 강사를 대량 해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사법의 개정(2012년 1월26일 법률 제11212호, 강사 관련 조항은 2014년 1월1일부터 시행)은 강사들의 오랜 생존권 투쟁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고등교육법 개정 당시부터 오히려 이 법률의 수혜자여야 하는 강사들의 집단적 반발이 있었다. 교수신문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강사의 65%가 이 법안을 반대했다. 그 이유는 강사 존속, 대량해고의 위험, 저임금 문제가 전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강사 문제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법적으로 교원의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노동에 상응하는 비차별적 임금을 보장받는 것이다. 현재 전자의 문제는 고등교육법 개정으로 불완전하지만 해결의 기미가 보이고 있다. 문제는 후자다.

강사의 임금 문제는 결국 비용부담의 문제다. 즉 강사에게 비차별적인 임금을 지급하는 데 필요한 재원을 누가 부담할 것인가가 쟁점이다. 일견 대학이 부담해야지만, 대학이 돈을 스스로 마련할 방법은 없다. 왜냐하면 교수와 직원은 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피용자의 입장이므로 이들이 재원을 마련할 방법은 없다.

대학의 운영경비는 공교육의 공급자인 설립주체와 공교육의 수혜자인 학생의 부담으로 분담된다. 고등교육의 공교육성이 강조될수록 국가의 책임이 강조되고, 공교육성이 약화되면 수혜자인 학생의 부담이 커질 것이다. 공교육성이 약화돼 있는 우리 상황에서 학생의 부담은 상당히 크다. 이로 인해 반값 등록금 논란이 불거졌다. 따라서 강사 문제 해결을 위해 학생들이 더 부담하라고 말할 수는 없다.

이런 상황에서 책임은 설립주체에 돌아갈 수밖에 없다. 주지하듯 고등교육기관의 설립주체는 국가, 지방자치단체, 사립학교법인이다. 그러나 그 누구도 강사의 적정임금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 특히 고등교육기관의 87%(2011년 기준)에 달하는 사립고등교육기관의 설립자인 사립학교법인이 부담하는 전입금은 몇 푼 되지 않는다. 오히려 법인이 부담해야 하는 법정전입금을 학생 등록금인 교비로 대납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학을 설립해 놓고 그 운영에 무책임한 설립주체들의 반성이 촉구되는 부분이다.

고등교육기관의 대부분이 개인에 의해 운영되는 사립대학 위주인 고등교육체계 자체가 모든 문제의 원인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나아가 사립대학의 이러한 경영부실을 방조한 교육행정기관의 책임도 적지 않다. 사립학교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최소기준이 포괄적으로 대통령령에 위임돼 있고, 이를 준수하지 않더라도 어떠한 실효적인 조치도 취할 수 없게 돼 있는 법적 구조가 문제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강사 문제 해결에는 교육행정기관의 개입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다. 그것은 설립주체가 강사의 적정임금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공교육의 최종 책임자인 국가가 해결책을 내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법적으로 고등교육 사무는 국가 사무이고 그 업무 담당자는 교육부다.

강사에게 적정임금도 주지 못하는 대학이 있다면, 그 대학이야말로 부실 대학의 표본일 것이다. 헌법이 정하고 있는 교육제도법정주의 원칙에 따라 적정한 교원 인건비, 강사 인건비의 마련 방안은 법률로 정해야 한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공교육비의 국가 부담을 원칙으로 하여 현재의 사립대학을 정부책임형 사립대학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 정부책임형 사립대학이란 사립대학이 정부의 자금 지원에 어느 정도 의존하느냐를 기준으로 정부기관으로부터 재원의 50% 이상을 제공받는 사립대학을 말한다. 정부책임형 사립대학이 되기 위해 공적인 대학지배구조를 마련하는 것은 당연한 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