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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4-19 03:22
<일하는 사람들의 한국사상16> 철학과 사상의 의미
 글쓴이 : 투쟁본부
조회 : 588  
<일하는 사람들의 한국사상16> 철학과 사상의 의미
 

류승완 성균관대 해고강사  2013-04-17
민주노총에서도 쫓겨난 독립노조 강사들이 뜻깊은 승리를 따냈다. 대학자본의 가처분 책동을 사실상 깨뜨렸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1민사부(재판장 김재호)는 지난달 25일 고려대재단 김재호 이사장이 전국강사노조 김영곤 위원장을 상대로 낸 농성금지가처분에 대해 신청취지 일부인용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재단은 본관과 김성수 동상 사이에 있는 천막을 밀어 내는데 성공했다. 그런데 별로 기쁜 기색이 아니다. 재단 대리인인 법무법인 정평의 변호사는 김영곤 강사에게 “천막을 치우는 절차를 의논하자”고 했다가 거절당했다. 뿐만 아니라 “통합진보당 대표의 남편이 대표라는 법무법인에서 그것도 민변소속 변호사가 어떻게 대학자본의 앞잡이 노릇을 할 수 있나”라는 항의를 들어야 했다.

올해 1월 2일 고려대 재단은 전강노 고대분회와 임단협을 진행하면서 뒤로는 농성금지가처분신청을 했다. 이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적어도 하루 150만원, 한달 4,500만원을 물어야 했다. 아예 강사들을 채무자로 명기해서 겁주고 자기들이 쫓아낸 학내사무실 주소로 소송서류를 보내서 미처 대처할 시간도 주지 않았다. 그러나 강사들은 정확하게 답변서를 제출했고, 드물게 심리가 열렸다. 심리에서 재판부는 재단 측에 강사들의 답변에 대해 소명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로써 졸업식 전에 천막을 철거하려던 고려대 재단의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그 뒤 재단 측 변호인은 신청취지변경을 포함해 5차례나 보충서면을 제출했다. 강사들도 매번 반박답변서를 보냈다. 공방 끝에 재판부의 ‘결정’이 내려졌다.
이 결정에 의해 농성천막은 건재하고 있다. 학생회관 앞으로 자리를 옮겨 학생과 강사들 사이에 더 깊게 뿌리 내리고 있다. 강사에게 돈을 물리고 본관출입을 금지시키라는 재단의 요구도 기각됐다. 무엇보다 대학 내 ‘어떤 장소에서’도 자유롭게 집회.시위를 할 권리가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는 중요한 사실이다.

삼성이 성균관대를 인수한 뒤 지난 2000년 이건희 회장의 하수인들에 의한 성균관대 학생출교 사건 이후, 삼성은 성균관대를 비롯한 모든 대학에서 집회ㆍ시위를 못하도록 해왔다. 성대 출교사건 뒤, 고려대 재단도 사돈 이건희 회장의 명예철학박사 학위수여를 반대했다는 구실로 학생들을 출교시켰다. 9년간의 긴 싸움 끝에 고려대 학생들은 학교로 돌아왔지만, 그 사이 대학의 자치와 민주주의는 크게 위축됐다.
삼성의 경우, 성균관대 본관 앞에서 집회는커녕 야외수업조차 방해해왔다. 지난 10년간 삼성용역이 학생들에게 “징계하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고, 강사들에게 폭행도 서슴지 않았다. 전두환 군사독재 보다 더 교활한 합법적 폭력이 대학사회를 지배했다. 삼성은 대교협을 장악하고 이를 통해서 대학을 재벌의 노예교육장으로 만들어 왔다. 이번 결정으로 삼성전자 임원 따위가 대학상임이사 직위를 이용해서 대학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질식시켜 온 것은 법적 근거 없는 공갈.협박임이 명백해졌다.
 
더 중요한 사실은 대개 3년 안에 대학 측이 본 소송을 안 하면, 강사들이 가처분을 무효로 만들고, 재단에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점이다. 가처분신청은 본안 소송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쉽게 받아들여진다. 그동안 자본은 이를 악용해 가처분결정을 받아낸 다음 가압류를 하는 수법으로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몰아 왔다. 여기에 제동을 건 강사들의 승리는 모든 노동자들의 승리다.

 
울산저널